솔직히, 두근거리는 기대나 앞으로 인생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 혹은 어떻게 이 아이를 키우나 등등의 생각도 들지 않는다. 앞으로 지새우게 될 수많은 나날들에 대한 걱정이나 두려움도 들지 않는다.
정확히는 잘 모르겠다....^^
지금은 서울대입구역 근처의 모태산부인과 2층의 가족분만실
아내는 유도분만제를 맞고 무통분만시술을 받고 누워있고, 나는 그 아내의 옆을 지키면서 이렇게 앉아있다.
발목을 넘어 종아리까지 쌓이는 눈을 헤치며 만삭인 아내를 모시고 입원가방과 이 컴퓨터까지 메고 우산들고 관악산자락 중턱에서 내려오면서도 특별한 감흥이나 생각은 없었다.
대신
사랑하는 아내가 엄마가 되기 위해 진통을 참고 무시무시한 바늘을 꽂고 누워 있는 것이, 그리고 그 뱃속의 아이가 세상에 나오기 위해 엄마와 함께 겪을 고통에 아무것도 못해주는게 미안하고 안쓰러울 뿐이다.
아마, 앞으로 몇 년동안은 어제와 같은 삶은 살수 없겠지
그렇다고 그런 생활과 라이프 스타일이 너무 소중해서 그걸 지키고 다시 회복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저 주어진 대로,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대로 매일매일 최선을 다해서 살아갈 뿐이다.
그냥 감사할 뿐이다.
그리고 얼른 나왔으면 좋겠다...^^








